KO EN

"임플란트, 구강과 뇌를 다시 연결해준다"

페이지 정보

본문

- KAID 강의로 본 치아 상실과 뇌 건강의 상관관계
- 임플란트에서 뇌까지: 해부학적 구조물, 미각, 뇌가소성
- 방강미 교수(서울대치과대학 구강해부학교실) 강의

 

대한치과이식임플란트학회(KAID, 회장 김성민)가 지난 6월 9일 진행한 온라인 강의에서 방강미 교수(서울대 치과대학 구강해부학교실,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가 치아 상실과 뇌 인지 기능 변화의 연관성을 최신 뇌과학 및 임플란트 연구 자료로 풀어냈다.


좌장을 맡은 이창규 KAID 부회장은 "치아 상실이 단순한 저작 기능의 문제가 아니라 인지 기능과 뇌 구조 변화로까지 이어지는 신경학적 이슈임을 과학적으로 짚어준 강의였다"며 "임플란트를 '기계적 대체물'이 아닌 뇌-구강 통합 치료로 바라보게 하는 인사이트를 준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치아 상실, '입 안'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강의는 명확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치아 상실은 저작력 저하에 그치지 않고 구강 감각 입력과 뇌 활동 패턴 전반을 바꾸는 사건이라는 것이다. 미각은 맛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후각·촉각·저작감·체성감각이 통합된 결과이며, 이 복합 감각 흐름이 줄어들면 관련 뇌 영역의 자극도 함께 감소한다는 설명이다.


방 교수는 이를 뇌영상·동물실험 데이터로 구체화했다. 완전 무치악 환자를 의치로 재활한 뒤 기능적 MRI(fMRI)를 촬영한 연구에 따르면, 의치 장착 3개월 시점에 저작 동작 시 전중심회, 후중심회, 해마, 인슐라, 전두엽, 측두엽 등의 뇌 활성도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치아 상실기에 상대적으로 잠잠했던 감각·운동 네트워크가 저작 기능 회복과 함께 다시 활성화되는 양상이다.


임플란트가 남기는 뇌가소성의 흔적


강의의 두 번째 축은 "Neuroplasticity following denture rehabilitation"과 "Reversal of tooth loss-associated neuroplasticity by dental implants" 두 슬라이드였다. 동물실험에서 상악 구치 발치 후 얼굴 일차운동피질(face-M1)과 체성감각피질(face-S1)의 턱·혀 운동표상이 축소되고 전기 자극 역치가 상승하는 결과가 먼저 제시됐다. 이후 동일 부위에 임플란트를 식립하고 시간이 경과한 뒤 재측정하면 턱 운동표상이 회복되는 것은 물론, 일부 영역에서는 초기 수준을 웃도는 보상적 피질 가소성까지 관찰됐다.


방 교수가 소개한 문헌들은 임플란트가 단순히 씹는 기능을 되살리는 장치가 아니라, 뇌 안의 '얼굴-턱-혀' 감각·운동 지도를 다시 그리게 만드는 강력한 자극원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자연치와 임플란트, 감각의 '질'이 다르다


강의의 또 다른 핵심은 자연치와 임플란트가 동일한 감각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자연치는 치주인대(periodontal ligament)의 기계수용체를 통해 치아 하중의 위치와 방향을 정밀하게 인코딩하며, 낮은 힘에도 높은 감도를 보여 정밀한 구강 운동 조절에 관여한다.


반면 임플란트에는 치주인대 수용체가 없는 대신, 골·골막·주변 연조직을 매개로 한 새로운 형태의 촉각, 즉 osseoperception이 발생한다. 방 교수는 "임플란트 신호는 자연치와 질적으로 다른 감각 입력이며, 뇌는 이 새로운 입력에 맞춰 재적응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implant neuroplasticity는 자연치 감각의 완전한 복원이 아니라 새로운 구심성 입력(afferent input)에 대한 뇌의 적응"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인과관계로 단정하기엔 이르고 통계적 다양성을 뒷받침할 연구가 아직 부족하다는 아쉬움도 함께 전했다. 그럼에도 구강기능 회복과 뇌 인지능력·치매의 연관성을 조명하는 문제제기로서는 충분한 가치가 있는 연구라고 평가했다.


"임플란트는 입과 뇌를 다시 연결하는 치료"


방 교수는 강연 말미에 "Implants reconnect the mouth and the brain"이라는 명제를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단정적 결론은 아니지만, 여러 선행 연구를 종합한 잠정적 결론으로 "치아 상실로 줄어든 구강 감각 입력과 저작 자극이 의치·임플란트 재활을 통해 다시 뇌로 전달되고, 그 과정에서 감각·운동·미각·기억·감정이 얽힌 복합 회로가 재구성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임플란트가 뇌 건강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표현은 아직 조심스럽지만, 최소한 감각·운동 네트워크 수준의 뇌가소성을 촉발하는 강력한 인터페이스라는 점은 여러 연구가 보여주고 있다"고 정리했다.

이번 온라인 강의는 KAID 정회원 대상 무료로 제공됐으며, 해외 접속자도 늘고 있어 온라인 플랫폼 기반 강의를 시도한 KAID의 성과도 함께 눈에 띄었다.


좌장은 강의를 마무리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오늘 강의를 통해 임플란트 치료가 환자의 뇌 건강까지 함께 디자인하는 작업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치과 임플란트는 단지 빈자리를 메우는 금속 구조물이 아니라, 환자의 삶·감각·인지 기능을 함께 회복시키는 '뉴로덴티스트리(neuro-dentistry)'의 핵심 도구라는 메시지가 잘 전달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임플란트·뇌·인지를 잇는 새로운 연구 축


KAID는 이번 강의를 계기로 임플란트 재활과 뇌 기능 변화를 연결하는 연구·교육 프로그램을 확장할 계획이다. 무치악·부분무치악 환자의 저작 기능, 미각 경험, 삶의 질뿐 아니라 장기적인 인지 기능과 뇌 구조 변화까지 아우르는 다학제 협력 연구가 국내에서도 본격화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치과 임플란트가 국내에 보급된 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임플란트를 둘러싼 담론은 "잘 씹게 해준다"는 기능적 설명을 넘어 "입과 뇌를 다시 연결해 준다"는 과학적 메시지로 확장되고 있다. 이번 KAID 강의는 그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자리였다.


[출처: 덴탈아리랑 이수정 기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 list